고등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느 정도 친하냐면...그 녀석의 친가 외가가 모두 나를 알정도고, 방학때면 그 녀석의 시골에도 같이 내려가곤 했다.

그 녀석 대학 동기들까지 모두 알정도로 그 녀석은 항상 나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을 하고, 소개를 하곤 했다.

대학 친구 사겼다고 같이 보자고 연락.

자기 동생 과외 한 번 해보라고 연락.

군대 간다고 연락.

대학 졸업한다고 연락.

회사 다니면서 잘 지내냐고 연락.

여자 친구 사귀었다고 소개시킨다고 연락.

결혼한다고 연락.

애 가졌다고 연락.

애 돌이라고 연락.

둘째 애 생겼다고 연락.

잘 지내냐고 연락.

오늘 둘째 애 돌이라고 연락.

그 녀석은 대략 1~2년에 한 번 꼴로는 연락을 해온 것 같다.

대학 졸업하고 일이년 뒤 12월 31일 밤에 눈이 오길래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전화했더니 술 한 잔 마셨다고 펑펑 울면서 그 녀석이 하는 말

'너가전화한 게 7년만에 처음이다. 연락 좀 해라.'

그리곤...여전히 그 녀석이 먼저 전화를 건다.

나에게 먼저 연락을 받은 사람이 없는 걸 보면...나는 연락을 참 안하는 사람이다.

첫째 애는 유치원가고, 둘째가 돌이라는데...여자친구는 왜 안사귀고, 장가는 왜 안가냐고 어김없이 묻는다.

일 좀 고만하라는데...나 사실 일 별루 안한다...아니 못하는 게 아직도 더 많다.

오랫만에 걸려온 녀석의 전화에 시간을 내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첫째 애 얼굴도 가물거리고...둘째 애는 아직 얼굴도 못 봤으니...그리고, 녀석의 어머니도 잘계시는지 오랫만에 인사도 드리고, 과외하면서 무지하게 괴롭혀댔던 녀석의 동생도 한 번 만나봐야 겠다.

애기 돌잔치에는 뭘 가져가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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