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식구들과 저녁을 먹고,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차다...1978년 이후로 3월 12일에 가장 추운 날씨라고 했다.

올 해 어쩌면 마지막으로 걷는 동네 골목길이 될지도 모른다.

무작정 떠나는 듯한 무모함이 여전히 남아 있고, 훌쩍 가버리는 습성도 버리질 못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나라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로...그 뒤에는 세상에서 가장 더운 나라중 하나인 중동으로 갈지도 모를 노릇이다.

하지만 올 일년은 러시아에서 벌어질 수많은 일들에 대하여 고민하고, 러시아 프로젝트 팀과 동거동락하면서 한 해를 땀흘리려 한다.

1년 이상 머물 곳을 떠나면서, 출발 일자를 이틀전에 결정한 이 무모한 팀장은 이렇게러시아를 향하는비행기에 오른다.

새로움과 낯섬, 그리고 언어의 부재를 함께 겪으면서 나는 또 무덤덤하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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