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서 키워낸 20개의 사과를 깨물어 먹고, 꾸~욱 배를 눌러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나선거리에서 하얀 눈 같은 꽃가루 날리는 사이를 걷고.
그날은 유독 조금 다른 사고 방식으로 된 무슨 껍질같은 것이끼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이대로 좋은 걸까?' 라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넌 항상 재미없는 농담과 무덤덤한 반응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거라고.'
'응, 그렇구나.' 라고 또 무책임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아요.'
'그렇겠지? 여러 나라를 돌아 다녔나 보구나' 라고 알면서 물어보는.
'아니요, 러시아가 처음이에요.'
아날로그의 턴테이블에서 MP3로 넘어오는 순간...우리는 계속 후회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상품은 사는 순간 다른 제품을 보면 바로후회가 들기 때문에 그걸기분좋게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나의 수명과 함께 디지털 신호도 사라진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나의 디지털 코드로 만들어낸 사과는 그렇게 한 알씩 익어 온 것이다.
아침 일찍 성당 주위로 까마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