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날씨가 서너차례는 바뀌는 듯해서, 서늘할지 더울지 혼동이 되곤한다.

점심 식사후 뜨베르스까야 거리를 걸어 내려가서 두마를 지나 다시 회사로 올라오다보면 모스크바 여름 태양의 뜨거운 기운을 통해서 '여름은 여름이구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

때때로 햇살이 강렬해서 선글라스의 필요성을 느껴보기도 한다.

눈이 내리던 화단에서 새싹이 돋아 오르는 것을 보던 일이 바로 엇그제 같은데, 나의 걸음은 여름이라고 이야기한다.

가끔 하늘이 어두워지거나 오늘처럼밝은 하늘에서천둥 번개가 치면 '벌써 겨울이 오려나?'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하지만 계절은 여전히 여름이다.

매미가 울지 않고, 까치 대신 까마귀가 온 동네를 덮고 있어도...

흡습한 기운도 없고, 30도를 넘어가지는 않아도...

모스크바의 태양은 나름대로 뜨거운 여름 낮의 날씨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쩌다 거리의 까페테리아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러시아식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말만 제대로 못할 뿐이지 러시아에서 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내가 살아가는 것처럼, 내가 기억한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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