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멍청하게 PC 뒷 면을 보니...메인보드에 몽땅 모든 기능이 모여 있는 뒷 패널을 보게 되었다.

키보드, 마우스 입력 단자, SPDIF 출력 단자, 프린터 단자, COM 단자,모니터연결 단자, 4개의 USB 단자, 5.1채널 사운드 출력 단자...그리고,내장 그래픽을 끄고 새로 달은 6600GT 그래픽 카드 하나.

286XT 시절부터 분해를 해보고, 조립을 하고 하면서 이런 저런 컴퓨터의 기능이나 변화에 민감해 왔다고 생각해 왔지만, 늘 생각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PC 시장에 펜티엄이 나오면서 여러 기능들이 함께 들어 있는 소위 말하는 원보드(one-board) 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보았던 것이 펜티엄 보드에 사블16이 내장된 보드였고, 그 다음에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제작된 모뎀이 함께 있는 것도 있었고, 랜카드, 그래픽 등이 함께 포함되기도 했다.

처음 이런 통합보드들을 조립하거나 세팅을 할 때에는 약간 불안정한 면도 있었고, 가격은 저렴하게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원하는 세팅이나 부품의 궁합을 만들어 내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혹은 메인보드가 문제가 생기면 다른 기능들도 한꺼번에 사용하지 못하고, 부품별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점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반인들이 전문 사운드를 PC에서 즐기지도 않을 것이고, 특별한 랜카드가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며, 카트라이더 이상의 그래픽 정도를 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요즘 통합보드를 보면...아니 대부분이 통합보드로 나와서, 대충 괜찮은 그래픽 카드 하나만 더 추가하면 괜찮은 스펙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다 귀찮게 이런저런 궁합을 따질 필요도 없다.

시스템의 발달과 보드 업체들의 설계 및 생산 기술이 통합보드를 만드는 데 안정화가 된 것일수도 있고, 통합 지원 칩셋이 안정적으로 되어간다는 것일 수도 있고, 드라이버들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변화란 어제의 생각이 오늘은 통용되지 않다는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현재에 가장 맞는 말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준다.

변화는 현재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는 세상의 현재이며, 나의 변화는 나의 현재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어쩌면 현재의 삶을 거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의 컴퓨터는 항상 최고 스펙으로 조립해 주면서, 집에서는 데스크탑으로 아직도 클래식 애슬론 650 시스템을 사용한다. 아마 한국으로 돌아가면 업그레이드나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될 것 같다.

통합보드에 빵빵하게 램을 달고, 좋은 그래픽 카드를추가해서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5'를 돌리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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