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영화관에서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는데...할 말은 없다.

나는 영화관이 소란스럽지는 않더라도, 부스럭 거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소음에 대사를 놓쳐서 안타깝더라도, 팝콘도 먹고, 콜라도 마시고, 오징어도 먹고, 소근소근 이야기도하고, 여자 친구의 손도 꼭 잡고, 가끔은 슬쩍 이마에 뽀뽀도 하고, 혹은 슬픈 영화에 빠져서 엉엉울어대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영화관의 보는 영화는 잘 튀겨낸 팝콘과도 같다.

고다르의 거리두기가 영화는 영화다를 알려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의 너른 사고와 깊이에 빠져 벽 밖의 현실에서는 맛볼수 없는 감동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영화가 거리 위에서 틀어져서 즐거움이 된다면...바스락 거리는 팝콘이 된다면...찌릿한 향을 지닌동해 오징어의 향과 맛을 낸다면...그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THX 디지털 사운드에 온 몸을 진동시키고, 편안하고 넓은 시트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미덕이 된지 오래다.

정숙하고, 식음료는 다른 분들을 위해서 밖에서 먹고 마셔주는 것이 예의이다.

학교 다닐 때 한 편으로는 영화는 축제다, 새로운 이벤트다 라고 이야기하던 촬영 감독님의 옛날 이야기들은 그냥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화면의 선들이 칼같이 깔끔해서 사운드가 너무 실감나 오금이 저려서 싫다.

애가 울면 어떠냐?

영화를 봐라. 그것도 영화관의 이벤트다.

과자 씹는 소리가 나면 어떠냐?

미장센을 봐라. 그것도 영화관 상영을 준비한 감독의 복선이다.

발을 구르면 어떠냐?

빛의 파동과 입자가 반사해서 만드는 먼지와 공기의 흐름을 봐라. 이것도 영화관의 메카니즘이다.

얌전빼고, 가르쳐라!

혹은 즐기고 싶으면 즐겨라!

미안하다. 영화관을 찾는 신사와 숙녀들에게...난 좀 그런 것과 거리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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