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위기상황을 자초해서 무너지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그런 위기상황을 몇 번 넘긴 것을 보고...자기가 벌린 일을 겨우 막았다고 이야기한다.

박찬호 선수의 경기에는 그런 위기 상황과 손에 땀을 쥐도록 만드는 기운이 분명 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또는 '쉽게 경기를 볼 수가 없다.' 등등의 이야기들을 한다.

마치 박찬호 선수가 위기상황을 자초하고, 팀의 타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따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박찬호 선수의 스탯을 보면 그런 말은 조금 과장된 것이다.

분명 텍사스에 간 뒤로는 그런 경기가많은 면이있었고, 요즘 샌디에이고에서도 타력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전반적인 스탯을 보면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박찬호는 선발승을 따낸 104경기에서 697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방어율 2.53을 기록한 반면 패하거나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147경기에선 826이닝 투구-531자책으로 방어율이 5.79에 달했다.

박찬호 선수가 승리한 시합에서의 방어율은 고작 2.53에 그친다. 그가 승리를 한 게임에서 그는 3점 이하로 점수를 주고 승리한 셈이다.

그가 운이 좋을 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거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매순간 최고의 메이저리거들을 맞이하는 그가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뿌려대는 공을 보라.

그리고, 마침내 그 위기를 삼진으로 마감하는 순간...내가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쾌감을 맛본다.

나는 그를 '드라마틱 피처'라고 부른다.

그의 공처럼 꿈틀대는 속구와 손바닥에서 묵직하게 들어가는 직구, 그리고 포물선이 꺽여 들어가는 파워 커브.

졸인 마음에 쾌감을 주는 그는 내게 드라마틱 피처이다.

오늘 오랫만에 돌아온 LA전에서 멋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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