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단편영화나 계속 찍어 볼 수 있을까' 통밥을 굴리던 시절이 있었다.
상업영화는 내 실력으로는 우울한 현실도피형 복합장르가 나올 게 분명했고, 10명의 관객에게 이런 이상한 우울함을 전달할 수 있는 단편 영화도 찍고, 애니메이션도 찍으면서 유유자적하게 살고 싶어 했다.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짓이었는데...아무튼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2년이 훌쩍 지나고, IMF를 맞이하여 사회에 나가게 된 것이다.
아무튼 운도 지지리게 없었는지...사회에 나오게 되는 해가 IMF를 맞이하는 해가 되었다.
그 해에 MLB에서 박찬호는 호투를 했고, 야구를 좋아하던 나에게 박찬호 선수의 아슬아슬한 경기는 즐거움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실은 임시직 혹은 계약직으로 서울 애니메이션 센타에 가서 일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보름 정도 일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나마 좋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게임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냥 게임을 하기로 했다.
시간이 흘러서 1~2년도 안되서 게임 만드는 곳에 가게 되었지만, 어디를 가나 금새 팀장이나 부서장이되어 버렸다.
원래 사바사바하는 성격도 아닌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특정 업무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 버리곤 했다.
그 사이에 수 십명(백 명은 안될 것 같고...)은 족히 될만한 작업자들과 만나고, 일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였는데...그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게 되었다.
보내기 싫은 사람과 큰 감정적인 동요가 없었던 사람, 그리고 새로운 곳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사람.
그 사유는 각각 달랐지만 헤어짐이란 사람의 마음을 완전하게 배제한 채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만날 때는 금전적인 이유, 특정 조건, 좋은 마음이었겠지만...헤어질 때는 어떠하였을까?
다른 이들은 헤어짐을 어떻게 하는 것일까?
헤어질 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