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좀 해보니
어릴 때부터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계획들을 세워서 살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어땠을까를 잠시 생각해보니 '그냥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살아가는 것이 생생해서 먼 훗날의 모습까지 그리기가 너무 이상하다.
늙어는 가지만 지금 사는 현재가 내일까지 계획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만들지는 못한다.
그냥 게으르게 오늘을 가는데...남들은 10년 후, 20년 후의 모습을 모두 그리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계획한다.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긴...벽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나를 그들은 신기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리나와 이야기를 좀 하다보면
이리나의 다양한 감정의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친절한 이리나는 매 주 숙제 한 번 제대로 안하는 나에게 화도 잘 안내는 편이기는 하다.
숙제도 안해놓고, 수업시간에는 멀뚱하게 따라하는 나를 보면서 한 숨을 푹푹 쉬기도 한다.
하지만 숙제는 안했고, 늙어가면서 감정의 기복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이리나는 내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면 좋아하고, 며칠전 알려준 것도 까먹으면 바로 한숨을 쉰다.
숙제를 하기는 해야지...그나마 이리나 덕분에 시장에서 물건 좀 편하게 사기는 하는데...
엄마와 전화로 통화를 하다보면
꽤나 아들처럼 전화를 하는 나를 보게 되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같이 살 때는 왜 그런 이야기 듣기를 싫어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엄마가 봉사하러 다니는 이야기, 큰누나의 사정 이야기, 둘째 누나의 사정 이야기...조카들 이야기.
그냥 일상의 이야기들. 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들 살고 있다는 이야기.
아...다 잘 지내고 있구나. 나도 잘 있는데...아무튼.
엄마랑 통화를 하다 보면 나도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화를 하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무얼까?
하루 하루 ... 순간 순간
나에게는 지속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의사 결정, 조직 구성, 예산 운영, 서비스 안정화, 공식 런칭...맴맴
대화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다음의 단계에 앞서서 우리는 좀 더 많은 대화, 자세한 청취, 상호 신뢰가 필요한 것이다.
대화는 참 놀라운 것이다.
말.
신기한 매직.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