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때 꿈은 '과자 공장 사장 딸하고 결혼해서, 낮잠자면서 매일 같이 과자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자 공장 사장 딸이라고 여러가지 과자를 매일 먹는 것은 아니라고 누군가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중학교 때 꿈은 '대형 오락실(아케이드 센터 같은 곳)을 만들어서, 늦잠을 자면서 매일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오락실을 차리기에는 돈이 너무 없다는 것을 일찍 깨우치고, 열심히 오락실에서 게임하는 애들의 패턴을 익혀서 원코인 클리어 게임들을 늘려나가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꿈은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전투기를 모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력은 마이너스 디옵터 5.0 이상이었고, 아쉽지만 월간 항공을 창간호부터 꼬박 꼬박 사보며 모으기로 하였었습니다.
대학교 때 꿈은 '세미 포르노를 찍는 프로덕션을 차려서 매일같이 영화를 찍으며 게으르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가 과인 만큼 함부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기가 힘들었고, 사회적으로 아직은 용인이 안되었기에 유호 프로덕션 류의 비디오 정도를 보는 것으로 끝내기로 하였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조교를 하면서...사회에 나올 즈음에 IMF 터지고 먹고 살기 바빴습니다.
지금은 뭘까 생각해보니...그저 사는 것...정도 일까 봅니다.
구로자와 선생이 '살아라'라고 할 때 감흥이 없었는데...그저 산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데까지 가보고 더 나이가 들면 '그 때는 뭘 하고 싶고, 뭐가 되고 싶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