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모스크바를 떠난다.
꽤나 힘들고, 지겨운 시간들도 참 많았고...그 동안은 '인내'라는 단어로 버틴다 라는 생각이 있었다.
막상 떠날 때가 되니 꽤나 미소도 짓고, 여유롭다.

조금만 있으면 손익분기점도 넘을테고, 어려운 시절은 대체로 끝나갈지도 모르지만
머리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살면서 이런저런 편견도 생기고, 고집도 생기고 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손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된다.

아이들처럼 싸운 뒤 5분 후에 웃으면 간식을 나눠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화가 나는 것도,
기분 좋았던 것도,
긴장되었던 것도,
지겨웠던 것도,
모스크바에서 겪었을 적지 않은 사건들도 이제는 안녕이다.

단지 하나 메달을 딴 마냥 4년 가까이 이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회사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

젊은이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아무튼, 그런 시간들이 훌쩍 또 나의 30대 중반을 먹고 사라져 버렸다.

게으른 내가 또다시 몇 개월 간의 긴 백수의 시간을 가진다고 걱정하시는 어머니.

너무 많은 것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나.

돈이 문제가 아니다.

살아가는 것은 어찌어찌, 경쟁이라는 명목으로 상대 비교를 하면서 우월감을 가지는 부류는
이미 사전에서 지워버렸으니,
어설픈 채 무리에 끼려고 하기보다는 남은 인생을 잘 마무리해간다는 정도.

그런데, 그런 인생마저도 쉽지만은 않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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