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계속 흘러간다.

거기에다가 게으름이라는 녀석이 추가되어서 더욱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로 계속 흘러만 가는 것이다.

일을 할 때에는 그저 상황 내에서 긴장감과 알 수 없는 진행의 부담감으로 시간의 흐름이 일과 연관되어서 흘러가는데, 집에 계속 있다 보니 이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꽤나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내 몸의 움직임이나 생활과의 관계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뭐 그래봤자 겨우 삼 개월 가량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언제 이렇게 긴 시간을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보내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거기다가 시간의 사용에 대한 외부의 제약마저도 없는 상태를 지속하다보니 자율적인 시간의 사용이라는 부분에서 한 개인으로써 의지나 선택에 대한 부분도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장 그르니에의 글들을 읽으면서 생각한다는 것, 사색하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을까 라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보곤 했다. 조용하게 주변의 흘러가는 것들을 바라보는 듯한 혹은 그 안에 함께 있는 듯한 글에서 어떤 평온함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이 그런 것이라면 아마도 지금의 내가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 있는 나를 보고, 다시 그 안에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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