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만이 아니라 개악 혹은 족쇄와도 같은 법안의 상정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공청회라든지 각계 혹은 관계자 집단의 토론 한 번 없이, 대기업과 정권 유지용 기관과 수구 언론을 위한 다양한 법안을 졸속으로 만든 뒤 한 달도 채 안되어 연말 상정을 위해서 '속도전'까지 벌일 분들이 국회에 절반이 넘는단다.

공안 분위기를 자아내는 휴대폰 감청이라든지, 국정원의 역할을 모호한 문구로 확대하는 관련법 개정부터 쟁점이 되고 있는 법안들이 참 심상치 않다.

그나마 엠비씨를 비롯해서 몇 개의 방송사 노조들이 관련법 개악을 막고자 파업을 한다고 한다.
당사자들의 고뇌야 오죽하랴.
하지만 당분간 뉴스데스크에서 박혜진 아나운서를 보지 못하는 내 마음도 참 거시기 하다.


여당으로써의 한나라당이라는 집단은 나의 경제 살리기라든지 역사 바로 세우기 따위는 별 관심도 없고 참 남탓하기 좋아한다.
그저 소위 자신들만의 철옹성같은 카르텔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위한 단순 조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이 시들어가면서 10년 전으로의 후퇴가 아닌 30년 전으로 가고 있다.
마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탱크와 장갑차가 서있던 어린 시절의 그날로.

경제만 살리면 흉악범이 아니라 매국노라도 뽑아주겠다던 국민들이 만들어낸 괴물들이다.
한 해를 돌아보라. 경제는 살았는가? 지금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천박한 자본주의 뿐이다.

너를 죽이고 내가 사는 천박함이 점점 자리고 있다.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동안 가장 먼저 죽어가는 것은 바로 나와 당신의 이름, 서민일 따름이다.

다수결로 의사를 결정하는 민주주의 시대의 잘못된 선택이 주는 서글픔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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