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

각하께서 갑자기 벙커에서 나오신 뒤 4일 과천 정부청사를 전격 방문해 소위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닌텐도 게임기를 우리 초등학생들이 많이 갖고 있는데 이런 것을 개발할 수 없느냐?" 며 이런(?) 게임기의 국산화에 관심을 가지셨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지금 루리웹을 비롯해서 게임 사이트들, 그리고 각종 포탈들에서는 다양한 패러디와 폭소가 쏟아지고 있다.

왜 갑자기 닌텐도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셨을까? ...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게임황제 닌텐도 '불황속 질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1301742445&code=970203

직접 읽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1월 말에 조중동문을 비롯하여 매경, 한경에 뜬 닌텐도 사상 최대의 매출 및 순익 기사를 보고 설레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링크는 조중동문은 무조건 제외다)

전세계가 힘들다 힘들다 말하는데...이거 순익을 펑펑내는 회사 이야기를 들으니 그저 솔깃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기사도 보았겠다, IT 뭐 이런거 비슷한 이야기하다가 생각나니 대뜸 말해버린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벙커에서 나오셔서 닌텐도 같은 것(?)을 만드는 게 어떻냐는 주문도 하시었다.

MB "닌텐도 같은 것 개발 못하나"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336847.html


그런데...왜 이게 코메디일까?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보통신부를 없애버렸다. 뭐 IT 강국의 꿈은 늘 가지고 있어왔지만 이뤄지기도 전에 관련 부처가 없어진 것이다. (정통부 홈페이지는 방통위 홈페이지로 바뀐지 오래다) 예산이나 정책 등이 정보통신이나 IT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무슨 기술과 컨텐츠가 자라나겠는가? 이미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IT 경쟁력이나 IT 컨텐츠 사업에 관심이 없다는 점(혹은 이게 뭔지도 잘 모를 것 같다는 점)이 밝혀져 버린 것이다.

사실 문광부와 정통부 간의 게임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서 이에 대한 두 기관의 알력 비슷한 것이 있기도 했고, 예산이나 인원이 분산되어 지원되는 부분들도 있다고 봐야하기는 한다. 합의과 절차를 통해서 그런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지만, 정통부가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없어짐으로써 결국 문광부에 흡수되면서 좀 이상한 단체 같은 것으로 변경이 될 예정이다.

첨단게임산업협회, 차세대융합콘텐츠산업협회로 명칭 변경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811260140


뭐, 이런 것이야 그럴수도 있다. 정통부가 없어졌으니 산하 기관들을 없애거나 다른 방향으로 운영할 수 있다. 도움이 정말 된다면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아...이제 게임에도 낙하산 투하가 시작된 것이다.

게임위 차기 위원장은 'MB맨'
http://thegames.co.kr//main/newsview.php?category=101&subcategory=1&id=137448

살짝 간을 본 뒤에 '뭐 이정도면 이제 집어 넣으면 되겠군.'이라고 생각했는지, 중앙일보 논설위원에 대선 특보로 열심히 뛰어준 사람을 유력하다는 기사들도 도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어 넣고 나서는 유력했던 사람이 되었다라고 하면 된다)

신임 게임물등급위원장, 이수근 신임위원 유력
http://www.asiae.co.kr/uhtml/read.php?idxno=2009020417441781680


그런데...말이다.
게임기를 만들라고 이야기하던, 자기 사람을 집어 넣던, 관련 부처를 깡그리 없애버리던...간에 뭐라도 하나 도와줘가면서 해야하는 것 아닌가?

게임 심의 수수료는 최대 10배까지 인상하면서 그 변명이라는 것이 궁색하기도 서울역에 그지 없을 뿐더러, 그 과정마저 현재의 정권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처음에 간보고, 맞다고 우기면서 홍보하고, 분위기 안좋으면 조금 바꿔서 다시 괜찮다고 하고...결국은 은글슬쩍 바꿔놓고...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게임 심의 수수료 인상, 예고된 갈등 ‘표면화’
http://www.gamemeca.com/news/news_view.html?seq=16&ymd=20090116&page=1&point_ck=1&search_ym=&search_text=

게임위, '심의수수료 인상 타당' 주장
http://www.gameshot.net/common/con_view.php?code=GA496fdd75a917a

게임물등급위 "심의수수료 중소업체 할인 검토"
http://it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388128&g_menu=020500


그동안 해온 것을 보면 게임업계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보이는데, 뜬금 없이 닌텐도 같은 것이라니?
기술과 컨텐츠, 그리고 아이디어 집약 산업인 게임이 하룻밤에 짠하고 나타날수 있으면 오죽 좋을까?

그래도 착한 네티즌들이 실제 만들수는 없어도 각하의 그 마음을 헤아려 상상력을 이용해서 패러디 물을 하나 둘씩 만들어 주고 있다. 이거라도 보시면서 '왜 우리는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못만들지?' 생각 좀 하시길 바란다.

'명텐도' 2nd Edition 정식 출시
http://ruliweb.empas.com/ruliboard/read.htm?num=34014&table=society_news&main=cmu&left=m

유저 동영상 - <놀러오세요, 대운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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