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하루의 일과는 언제나 바쁘다.


살아온 시간은 적다면 적고, 움직였던 영역도 제한적이지만 

그간의 경험은 '실제로 바쁜 일은 그다지 없어' 라고 말한다.


바쁜 일도 없고, 느릿느릿하기만 한 하루의 연속.


하지만 시간은 잘 흐른다.


그저 잘 흐른다.


순간은 너무 길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너무 빠르게 잘 흐른다.


하루 이틀, 일 년 이 년, 십 년 이십 년이 지나면서

지금을 인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었다.


지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상상과 공상 만큼 지금의 나를 망각하게 하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절한 공상은 일상의 지겨움과 공포를 털어내주곤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지금의 나는 꽤나 바쁘다.


오늘의 일상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데

자꾸만 나는 바빠진다.



일상의 반복이 지겨워져 이리저리 도망칠 구멍을 찾고

멈춰있는 듯한 이 기다란 순간에도

나는 무척 바쁘다.


아침에 분명 느릿하게 일어났는데

아무런 일도 없이 종일 내내 바빴고

이내 잠자리에 들어야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분하기도 하다.


왜 오늘은 이렇게 바빴던 것일까?

잠들기 전에 궁금함이 생겨 속다짐을 해본다.


내일은 바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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