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대로변에 도착하다

이미 지난 번에 걸었던 길의 끄트머리에서 큰 길로 나가게 되었다

도데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하루의 시간이 가고, 일년이 지나고, 십년이 흐른 뒤에도

모를 그런 그는

5시 35분

시간을 좀더 늘려보려고 하던 남자는 여자에게 말했다.

"조금만 더 걸으면 안될까."

차가운 것은 거리

더 차가운 것은 사람들 사이의 그녀

골목을 모두 돌아나와 대로변에 서서

회색구름으로 덮여 어두워진 하늘을 본다

당신의 갈래

사람 사이의 길을 여는감정과 이성의갈래가 있고

사람들은 그 갈래의 연결을 통해 길에서 만난다

그 갈래의 연결들이 얽히고 설켜 서로의 에너지들이 순환한다

때때로 한 마디의 말과 서운함, 진실하지 못함에 툭툭 끊겨버린 갈래들은

영혼에 생채기를 남기고

열정으로 엮이었던 셀 수 없던 갈래들을 갈갈이 찢는다

갈래의 연결이 끊어져 버린 이들은 생채기의 아픔을 기억한다

길을 잃다

어떠한 끈에도 연결되지 못하는 당신은 대로변에 서있다

그리고 그녀는 길을 떠난다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기 전의 서늘한 봄비의 기운때문이다

하늘은 회색으로 물들어 버렸고

모든 갈래를 어쩌면 스스로 놓아버린 당신은 길을 잃은 채 걷는다

아스팔트 위에 검게 떨어지는 빗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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