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무인

너는

굵은 줄기의 밑둥치부터 힘껏 뻗어나가는

수 없이 많은 뿌리에서 힘을 얻었다

세상의 빛을 향해

하늘 위로 손을 뻗고

나뭇잎들을 팔락 떨며 사방으로 펼친다

그 만큼 태연하게

그토록 천연덕스럽게

땅에 어깨를 두르고 서있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여름의 한낮에도 그늘진 자리를 내어주고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의 혹한에도 쉴 자리를 내어 놓는

비가 오는 저녁이면 후둑후둑 물방울 소릴내며

바람부는 날이면흔들거리는 몸을 부딪혀쏴아쏴아 울기도 하며

바람의 세기에 따라서

빗방울의 굵기에 따라서

공기의 밀도에 따라서

다르게 화답한다

지나가는 새들이 부리로 두드리고

마음을 훔쳐본 것처럼 깜짝 놀란다

작게 발을 내밀어 올려다본다

시간이 흘러가도

오래된 기억을 가지고 찾아간 곳에

스스로가 나무인 너는

그 자리에 굳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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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들과 흔들거림

희망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말자.

잘못은 부끄러워해도

어리석음은 후회해도

그 안에서 계속 머물러 있지는 말자.

언제나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꺾이지 않고 웃으며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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