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소유도 지식도 무료해질 무렵

새로운 것마저도 시큰둥해진다.

예측 가능한 또는 더는 형식이나 의미가 새로운 것이 없는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혹은 관념상으로 지녀왔던 사고의 틀을 부숴버리는 파격 앞에서는 한 없이 주저하게 된다.

나는 그것이 나이가 듦 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 끝을 알 수 없었기에 마음 졸이고 두근거렸던 일상 속의 일들이

그저 바닥 위에 펼쳐진 수천 번 맞춰 보았던 몇 조각 짜리 그림 퍼즐처럼 지루해져 버렸다.

무지함이 주었던 어설픈 충동도 오만함이 주었던 어리석음도 꽤나 정겹게 느껴지곤 하는 것이다.

바보같은 생각이나 행위였더라도 두근거렸던 일들이 먼 일들이었던 것만 같다.

그 시간들 속에서 하나둘 사라지는 존재들, 그리고 예정들

존재의 부재가 주는 이 커다란 허함을 희끄므레 그려보며 시간의 흐름 앞에서 멀거니 하루를 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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