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예쁜 아가씨
동그란 마카롱을 만드는 걸 보다가 갑자기


커다란 김밥, 울퉁불퉁한 김밥

어설프게 말아서 썰어 놓은 커다란 김밥을 꾹꾹 눌러담은 양은 도시락통
사이다 한 병과 어제 산 과자 두 봉지

봄과 여름 그 어느 사이에
소풍은 학교 뒷산으로 간다

친구들의 작고 동그란 예쁜 김밥이 부러워
아마 맛도 있을테지

내 김밥은 너무 커서
한 입에 먹을 수도, 들고 먹을 수도 없다

열린 도시락통 안의 김밥은 이미 터져 버려
김과 계란과 밥을 뭉쳐서 한 입
김과 시금치와 단무지를 다시 밥에 뭉쳐서 한 입

요리 못하는 엄마를 꾸짖으며 짜증내던 모습이 떠올라
끅끅끅 소리내며 어린 나에게 분노했다

해본적 없는 요리에 살림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지만
해야만 한다고 해내야만 한다고
삼남매 혼자 키우던 모습


그 예쁜 아가씨 동그랗게 만드는 모습에
다시 눈물이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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