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기 전에 잠깐 들리라고 했다. 

 

사람들도 많고 복잡한 그 곳에 낮선 이들이 한가득이어도 내가 만날 한 사람, 아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사실 주변의 모든 것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철제 책상 맨 밑의 서랍에서 꺼내서 건내 준 종이 봉투 안에 든 빵과 우유, 그리고 몇 가지의 간식거리.

 

그 종이 봉투를 손에 든 채 들어가라는 이야길 듣는다.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며,

손에 든 봉투의 빵 비닐과 과자 비닐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흔들어 댄다.

 

해가 길어 졌는데, 해가 길어 졌는데

 

한강 변의 건물들 사이로 붉고, 노오란 주황색을 띄는 석양이 드리워진다.

 

손에 든 하아얀 종이 봉투.

 

버스에 올라타고 달리는 버스 창에 기대 강물 위로 비치는 저녁 노을의 반영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집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나는 눈을 뜬다.

 

그리운 이름.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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