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하루 날을 잡아서 우기부기와 함께 SICAF에 갔었다.

목적은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감상과 애니 DVD 구매였는데, 우연히 상해미술전영제편창의 미니 부스를 지나치게 되었다.

중국의 국영 제편창 가운데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제편창이고, <피리부는 목동>이나 <올챙이 엄마 찾기>, <3인의 화상>등은 수묵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것들이다.

大闹天宫(Uproar In Heaven)이라는40주년 기념 DVD를 팔길래 낼름 주워 담았는데, DVD 자체의 퀄리티야 60년대 애니메이션이므로 크게 기대할 것은 없지만 패키지가 꽤나 잘되어 있었다.

재작년 잠시 광저우에 있을 때 그 곳 백화점에서 팔던 따오판과는 차원이 다르다. 종이 아웃케이스 안에 종이로 둘러 쌓여진 디지팩 케이스의 깔끔함과 한정판의 의미인지 한지에 그려진 5장의 그림도 함께 담겨 있었다.

속지도 있고, 2장의 DVD 가운데 한 장은 서플이 나름대로 충실하게 담겨져 있다.

조금 놀랄만한 DVD 한정판이다.

국내에서도 이 정도로 깔끔하게 나온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내용은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하던 원숭이가 스님을 모시고 서역으로 가는 내용인데, 서유기의 내용을 보여준다.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동작을 부드럽게 원과 선으로 표현한 것과 컬러 채색을 깔끔하게 한 것을 보면, 상미의 기술이 당시에는 보기드문 장인 정신으로 애니메이션을 작업했음을 알 수 있다.

낯설기는 했지만 지루하지 않았으니 잘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언어도 중국어 간자와 번자 자막만 있을 뿐 영어나 한글 자막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서유기>라는 문학 작품 하나로 저절로 이야기가 통하였다.

SICAF 행사 때 이슈 파텔의 애니와 NFBC의 애니메이션 작가들 애니를 조금 비싸게 팔면서 행사 기간에만 판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이슈 파텔 애니메이션은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NFBC의 애니메이션 작가들 애니는 노력(?)을 좀 하면 구매할 수 있는 것들 이었다.

아무튼 큰 수확을 얻은 듯한 느낌.

재미로 보기에는 힘들 것 같지만...그래도 좋다.

상해미술전영제편창(上海美術電影製片廠)

'상미'창은 1957년에 설립되었고 전신은 동북전영제편창 미술편조(美術片組)이다. 중국 유일의 미술영화 전문제편창이며 매년 400분 분량의 미술영화를 생산한다. 그중 애니메이션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나무 인형 영화(木偶片)과 종이 영화(剪紙片)가 반을 차지한다. ‘상미’ 영화는 창의성이 뛰어나고 기술적 완성도 높다. 문혁 이후 적지 않은 작품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대상을 탔다. 예를 들면 <올챙이 엄마찾기 小蝌蚪找媽媽> <3명의 화상 三個和尙> <원숭이 달 건지기 猴子撈月> <산수정 山水情> 등이다. 1980년대 들어 외국 자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날로 증가하여 많은 기술 인재가 유출되었다. 이에 1984년에 체제개혁을 시도하였고, 1990년에는 홍콩의 상업자본과 합자하여 ‘상해의리미동화유한공사(上海億利美動畫有限公司)’를 설립하여 자회사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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