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를 받으러 러시아 대사관에 갔다가 허탕을 치고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오던 때 대한문 앞에서 교대식이 있었다.

언제부터 이런 행사를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인들도 구경하고, 꽤나 좋은 구경거리가 되기는 했다.

행사가 끝나고 나니, 왠지 쓸쓸한 덕수궁 앞에 좀 더 서있노라니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오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나가고
혼자서 의자에 몸을 파묻고 마지막까지 자막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

참 따거웠다. 그 날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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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지 않는 붉은 광장에 지난 출장자들이 방문했을 때 '이거라도 보여주자!'라는 심정으로 끌고 갔다.

이전에 찍었던 사진과는 조금 다르게 각도를 잡아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정신없이 걷다보니...그냥 저냥 지나쳐 버린 듯.

어쩌면 출장자들 덕분에 간만에 나간 붉은 광장.

그냥 '붉은 광장'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부분 붉은 광장이 붉은 색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끄라스나야(붉은)'라는 단어는 예전에 아름다운을 뜻하는 '끄라시바야'와 일맥 상통하는 단어 였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끄라스나야 쁠로샤쥐'라는 명칭의 유래는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찌되었든 붉은 광장 옆의 역사 박물관이나 크렘린 궁의 성벽은 모두 붉은 색의 벽돌로 되어 있으니 붉은 색이 연상되기도 한다.

붉은 광장에 가게 되면 몇 가지 볼 것이 있는데...붉은 광장과 입구의 공원에 놓인 24시간 불을 밝히는 무명 용사의 묘, 광장 중앙의 레닌 묘, 그리고 레닌 묘 맞은 편의 굼 백화점 등이다.

그리고, 테트리스라는 게임을 통해서 알려진 바실리 성당의 둥그런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정교회 지붕이 저만치서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바실리 성당 안은 크게 볼 것이 없는데, 겉모습만으로 만족하면 될 듯...정교회 건물은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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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 입구에 작은 기도처 같은 곳이 있다. 주로 할머니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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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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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정대리...저멀리 바실리 성당이 장난감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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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바실리 성당과 시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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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묘가 보인다. 이 안에 들어가면 레닌을 유리관 안에 잘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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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탑과 끄렘린 궁의 붉은 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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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레믈 시계탑


광장 끝의 바실리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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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성당 앞의 동상

뜨거운 봄

이상 기후에 더운 3월 말과 4월 초를 거쳐서 뜨거운 봄을 맞고 있다.
하늘은 드높고, 햇살은 쨍쨍.
사무실에서는 반팔을 입어야 더위에 헉헉 거리면서도 조금 참을 수 있을 정도다.
블라인드라도 창에 걸렸다면 그럭저럭 지낼만한 날씨이지만,
지금의 사무실에 블라인드를 칠 수 있게 하지도, 쳐주지도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척이나 뜨거운 봄이다.

바로 4월 말의 어지러움과 5월의 새로운 도전에 맞서서 몸부림쳐야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날씨만큼이나 더워져만 가는 수 많은 생각들과 경쟁들.
아무도 의지할 곳 없는 거리에서 이기겠다는 생각만으로 이래저래 참아가고 있다.
실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의 간극이 있음을,
그 간극을 들어다보려는 의지가 있는 지, 혹은 없는 지도 알 수 없음은 무엇일까?

길게 보면 꽤나 오랫동안 걸어온 셈이고,
위험한 순간과 어려운 순간도 적지 않게 겪었다고 생각했지만
다가올 것들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더 새로운 것들이 펼처질 것만 같아서 두근두근하다.

'넌 참 무책임해!'
냉랭하게 울리는 말소리.

저마다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누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다.
멀찍히 떨어진 삶을 들어다보고 '아, 이해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 사고는 부끄러운 것인가 되물어 본다.

갑자기 건물에서 걸어나가 눈 뜰수 없이 눈부신 햇살에 이런 저런 물음들을 던져보곤 한다.

좀처럼 알 수도, 가질 수도 없는 사고의 조각들.
따각따각 게으름이 굴러간다.

도데체...노력은 언제 무엇을 위해서 해보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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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자들이 왔을 때 갔던 아르바뜨 거리 중간에 생긴 스타벅스 2호점. (얼굴을 살짝 가렸다)

http://www.voanews.com/Korean/archive/2007-09/2007-09-08-voa11.cfm

스타벅스의 러시아 진출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타벅스의 러시아 진출 성공은 문을 두드린 지 꼭 10년만이다. 스타벅스는 1997년 러시아에 상표등록을 했는데 그 다음해 러시아가 디폴트  상태에 처하면서 입점이 어렵게 됐다. 5년 뒤인 2002년 '프레스'라는  러시아  기업은스타벅스가 등록한 지 3년 이상 러시아에서 활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에  스타벅스 상표 취소를 요구했고 특허청이 이를 받아들여 상표 등록을 취소했다. 

 이 틈을 타 2004년 미국 스타벅스와 동일한 영어 명칭을 사용하는 러시아 기업`스타르박스'가 상표 등록을 해 버렸다. 2005년 러시아 상공회의소는 미국 스타벅스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러시아 스타르박스의 상표권을 박탈했으나 커피점 운영 경험이 전무한 스타르박스가 스타벅스에 대해 상표 사용대가로 60만 달러를 요구했으며 이에 스타벅스는 소송을 제기했다.


뭐...사실 이 정도의 러시아 진출기는 어느 기업이나 겪는 것이기 때문에 별루 놀랍지도 않다.

아무튼 출장자들과 러시아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하려고 했더니 사람들이 넘쳐나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아...사람이 많다.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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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던을 헤치고 득한 것은 아니지만 오랫만의 득템.
재미난 아이템이기에 기쁨 두 배, 득템 과정이 좋았기에 만족 세 배.


국민학교 때 꿈은 '과자 공장 사장 딸하고 결혼해서, 낮잠자면서 매일 같이 과자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자 공장 사장 딸이라고 여러가지 과자를 매일 먹는 것은 아니라고 누군가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중학교 때 꿈은 '대형 오락실(아케이드 센터 같은 곳)을 만들어서, 늦잠을 자면서 매일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오락실을 차리기에는 돈이 너무 없다는 것을 일찍 깨우치고, 열심히 오락실에서 게임하는 애들의 패턴을 익혀서 원코인 클리어 게임들을 늘려나가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때 꿈은 '공군사관학교에 가서 전투기를 모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력은 마이너스 디옵터 5.0 이상이었고, 아쉽지만 월간 항공을 창간호부터 꼬박 꼬박 사보며 모으기로 하였었습니다.

대학교 때 꿈은 '세미 포르노를 찍는 프로덕션을 차려서 매일같이 영화를 찍으며 게으르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가 과인 만큼 함부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기가 힘들었고, 사회적으로 아직은 용인이 안되었기에 유호 프로덕션 류의 비디오 정도를 보는 것으로 끝내기로 하였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조교를 하면서...사회에 나올 즈음에 IMF 터지고 먹고 살기 바빴습니다.

지금은 뭘까 생각해보니...그저 사는 것...정도 일까 봅니다.

구로자와 선생이 '살아라'라고 할 때 감흥이 없었는데...그저 산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갈데까지 가보고 더 나이가 들면 '그 때는 뭘 하고 싶고, 뭐가 되고 싶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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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어느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오래동안 모스크바에 있어서 그런 것인지, 너무 오랫동안 세상과 담을 쌓아서 그런 것인지,
사람에 대한 희망을 잃어서 그런 것인지, 도무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문제점이 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추측은 있지만 그 외의 부분은 무엇이 잘못되었는 지 모르겠다. 감수성도 이전과 다르게 많이 줄었다는 느낌도 들고, 조금 메말라졌다는 생각도 들고.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런것일까?

이 복잡한 심정을 어떻게 풀지...나이 사십을 바라보는데도 아직 한낱 작은 사람이로구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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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펑펑
아무튼...눈 내린 덕분에 꼼짝도 하기 싫어져서, 주일 오후를 방콕해버렸다.

어젠 호림 부부의 호의로 크레믈린 컵 테니스 대회를 보러 갔는데...사라포바와 키릴렌코가 16강전에서 이미 탈락해버려서 약간은 시큰둥.

그나마 제멘쩨바와 사피나, 윌리엄스와 쿠즈네초바의 2경기를 보고 돌아왔다.

윌리엄스 세레나는 시속 200 킬로미터를 상회하는 강서브를 몇 차례나 꽂아 넣었다.(부들부들...)

남자 4강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졸리기 시작해서, 꾸벅 꾸벅 대니...호림 부부가 '가실까요?' 한다.

침 닦고...'그럴까?' 한다.

내가 봐도 난 너무 솔직하다. 아니 내 몸이 참 솔직하다.

아무튼 눈 펑펑...내일부터는 겨울인 게다.

엄마가 늙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한 달에 한 번씩거는 전화.

같은 말을 되묻는목소리에 그런 기분이 들기도 했었지만,

하는 이야기를 잘 못듣고 다른 소리를 하기도 했었지만,

이젠정말이다 라는느낌.

그 기분이 너무 묘해서

수화기를 놓고 하하 웃는다.

나도 어쩔줄 몰라.

'이렇게 강한 사람도 늙는구나'

서러움이

시간이

세월이

잡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수화기 저 너머에서 온다.

드문드문 혼선되는 낡은 전화선을 타고

차갑고 냉랭한 한기가 넘어오듯

내 머리부터 흘러 내리는 그 것.

그런데

이 서러움은 무엇이냐?

이 분함은 무엇이냐?

내년에는 장가 간다

데스노트를 찾아서...

에이치 군을 찾으러갔던 미츠키는 어느새 야가미 라이토가 되었습니다.

에이치군이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미츠키는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을 접고, 세계의 모든 악을 뿌리 뽑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에 타쿠토와 메로코에게 데스노트를 가져오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같은 길을 걸어온 타쿠토는 차마 미츠키의 요청이라고 해도 이를 들어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타쿠토를 보는 메로코의 마음도 참으로 아팠습니다.

라이토가 되어버린 미츠키는 거칠 것 없이 데스노트를 찾아서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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